나의 이야기/에세이 33

편의점 앞 그 아저씨

그 아저씨는 매일 술을 마시고 있다. 특이점은 강아지 한마리를 데리고 온다는 것이다. 강아지에게도 먹을 걸 준다. 사료는 아니고 희한한 음식이다. 그 아저씨는 과자를 안주로 삼는다. 그리고 며칠은 씻지 않은 모습과 퀭한 눈으로 술을 마신다. 행색이 특이해서 한번쯤 보게 되는데 눈 마주치면 시비를 걸 것만 같은 표정이어서 오래보지는 못한다. 그 아저씨는 삶을 다 놓아버린 눈빛이다. 왜 삶을 놓게되었을까 예전엔 그런 사람들봐도 별 생각 없었는데 이젠 그들이 남같지가 않다.

엄마에게 나는

엄마한테 나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 아빠한테도 나는 보물. 동시에 가장 많이 자본을 투자한 가치. 내가 행복해야할 의무가 있다. 이들의 행복이 내 삶에 달려있으니. 건강하지 못한 부담감을 느끼자는 뜻이 아니다. 그만큼 소중하니까 스스로를 소중하게 알라고. 어떤 상황에도 스스로를 인격으로 대하라고.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고.

행복한 사람은 늘 행복하고 불행한 사람은 늘 불행하다

도서관 가는 길에 발견한 파란 하늘 '하늘색이 이런거란다' 하고 이야기 해주는 듯 하다 숱한 고난 속에서도 감사할 거리는 있다 관점에 따라 나는 얼마든지 다른 세계를 살게 된다 '더 나빴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전제로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부정적이고 언제나 손해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건강하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그런 환경 속에서 공부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다만 요즘 아빠의 멘탈이 걱정된다 그러면 아빠를 좀 더 신경쓰면 된다 성가시다기보다 기회가 있음에 집중하고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탓만 하고 있으면 스트레스만 받고 탈모만 심해진다. 나아질 게 하나도 없다 불행은 불행을 불러온다 그 와중에도 행복을 찾자 감사를 찾자

감사일기 9일차

1 여전히 버텨내고 있음에 2 여전히 맛있는 음식 등 뒷바라지를 해주는 부모님 3 공부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 4 사고할 수 있음에 5 권태와 무기력을 느낄만큼 삶에 별 일이 없음에 6 불안해서 공부못하는 일은 없음에 7 멀쩡한 손가락 8 아직 허리가 꽤 멀쩡함에 9 신의 선함을 의심할 자유의지, 그런 나를 내버려두시는 자비 아닌 자비 10 다양한 공부방법을 시도할 수 있음에 11 뇌가 있음에 12 융통성이 나름 있는 엄마 13 가족들의 건강

더 사랑스러운 자식이 있다

한 배에서 난 다같은 자식이지만 부모눈에 더 사랑스러운 자식이 있는 것 같다. 보통은 더 잘난 자식을 사랑하는 것 같다. 더 사랑해서 더 잘나지는건가. 내가 만약에 망나니처럼 살면 그때도 내가 여전히 가장 사랑스러운 자식일까 부모가 주는 사랑도 결국은 조건부 사랑이 아닐까 싶기도. 아니다 사람이라는 한계를 감안하면 부모가 주는 사랑이 가장 무조건적이겠지